반셀프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실제로 생활한 지 약 3개월이 지났습니다.
공사가 끝났을 당시에는 긴 공정을 무사히 마쳤다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그런데 가구가 들어오고 실제 생활을 시작하니 공사 직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큰 하자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전체적인 결과에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시 인테리어를 한다면 이 부분은 이렇게 하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들이 분명히 생겼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대부분 비싼 자재를 사용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목공 단계에서 조금 더 확인했거나, 공정 순서를 다르게 잡았거나, 몇십만원 정도를 추가했으면 훨씬 깔끔하게 해결됐을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40평 구축 아파트 반셀프 인테리어를 직접 진행하고 3개월간 생활하면서 느낀 10가지 아쉬운 점과 다시 공사한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1. 가구가 들어갈 천장은 레이저로 평활도를 확인할 것
첫 번째는 천장 평활도입니다.
일반적인 천장에서는 약간의 높이 차이가 있어도 생각보다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현관장이나 주방가구처럼 천장과 가구가 바로 맞닿는 공간이었습니다.

가구 자체가 아무리 반듯하게 제작되어도 천장이 미세하게 처지거나 높이가 일정하지 않으면 가구 상단과 천장 사이의 간격이 일정하지 않게 보입니다.
저희 집도 주방과 현관 일부에서 이런 부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구업체에서 최대한 수평을 맞춰 설치해도 이미 만들어진 천장의 높낮이까지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다시 공사한다면 목공 단계에서 주방가구, 신발장, 붙박이장처럼 천장까지 올라가는 가구가 설치될 위치를 레이저 레벨기로 먼저 확인할 것 같습니다.
전체 천장을 완벽하게 맞추는 것보다 적어도 가구와 만나는 구간만큼은 부분적으로 보수해서 가구 상단과 천장 라인이 일정하게 떨어지도록 만들겠습니다.
2. 벽체 평활도는 도배가 해결해주지 않는다
두 번째 역시 마감의 기본이 되는 부분입니다.
목공을 진행하면서 벽면을 보고 “이 정도는 도배할 때 퍼티로 잡히겠지.”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곳들이 완성 후 가장 아쉬운 부분이 됐습니다.
특히 조명이 벽을 비스듬하게 비추는 곳에서는 미세한 굴곡도 생각보다 잘 보였습니다. 벽지가 벽체의 굴곡 자체를 없애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바탕면이 좋지 않으면 최종 마감에도 영향을 줍니다.

다시 공사한다면 기존 벽체 상태가 좋지 않은 부분에는 목공 단계에서 석고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면 자체를 먼저 정리할 것 같습니다.
완성 후 보이지 않는 석고보드 한 장이 오히려 비싼 벽지를 선택하는 것보다 최종 결과에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이번 공사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3. 도배는 벽지보다 퍼티와 샌딩에 돈을 더 쓸 것
세 번째는 도배입니다.
저희 집은 전체적으로 디아망 벽지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도배한다면 벽지 등급보다 먼저 신경 쓸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퍼티와 샌딩입니다.
다시 공사한다면 처음부터 퍼티 작업 인원을 추가해서 벽면을 정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배정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배 작업이 끝난 뒤에도 반드시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초배지와 벽체 사이에 남아 있는 퍼티 덩어리나 뭉친 초배지입니다.
공사 직후에는 벽지가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아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봉투바름한 벽지가 마르면서 벽체 쪽으로 붙자 안쪽에 있던 작은 퍼티 덩어리들이 돌출되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도배 하자보수를 받을 때 벽지를 부분적으로 절개하고 안쪽의 퍼티 덩어리를 제거한 곳이 여러 군데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퍼티 → 샌딩 → 초배 → 이물질과 돌출부 확인 → 최종 도배의 과정을 조금 더 꼼꼼하게 확인할 생각입니다.
4. 라운드 코너 걸레받이는 목공 단계에서 끝낼 것
저희 집에는 일부 모서리를 직각이 아닌 라운드 형태로 만든 곳이 있습니다.
벽의 라운드 자체는 마음에 들었지만 아래쪽 걸레받이 마감이 아쉬웠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마루 공정에서 처리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직선형 자재를 곡면에 맞추려다 보니 마감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다시 한다면 목공 단계에서 오징어 합판 등 곡면 가공이 가능한 자재를 이용해 라운드 형태의 걸레받이 기반을 미리 만들 것 같습니다.
그 위에 퍼티와 샌딩으로 면을 잡고 필름까지 시공했다면 현재보다 훨씬 일체감 있는 결과가 나왔을 것 같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곡선 마감은 마지막 공정에서 해결하려 하기보다 목공 단계부터 최종 마감을 역순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5. TV 반매립장은 석고보드 두 겹을 고려할 것
거실에는 TV 반매립장을 만들었습니다.
목공으로 기본 틀을 만든 뒤 석고보드 한 장으로 마감하고 그 위에 도배를 진행했습니다. 외관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완성 후 벽면을 손으로 두드려보면 다른 벽보다 가벼운 ‘통통’ 소리가 느껴집니다. 생활하면서 당장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강한 충격이 가해졌을 때 파손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남았습니다.

다시 시공한다면 반매립장처럼 사람이 접촉하거나 TV 주변 기기를 다루면서 충격 가능성이 있는 곳은 석고보드 2겹 시공을 검토할 것 같습니다.
전체 공사비에서 석고보드 한 장이 차지하는 비용은 크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는 조금 더 견고하게 만드는 쪽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6. 욕실 ABS 문틀 하단의 턱을 없앨 것
욕실 문틀은 ABS 재질의 문틀을 사용했습니다.
기존 하단 디딤 부분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위로 필름 마감을 진행했는데, 완성하고 보니 바닥과 문틀 사이에 턱이 남았습니다.
생활해보니 발을 디딜 때 미세하게 불편하고, 욕실 특성상 물기가 자주 닿는 위치라는 점도 신경 쓰입니다.

현재까지 필름이 들뜨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장기간 반복해서 물에 노출되는 부분이라 계속 관찰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다면 목공과 욕실 마감 단계에서 문틀 하단 구조와 최종 바닥 높이를 함께 계산해서 불필요한 턱이 생기지 않도록 먼저 정리할 것 같습니다.
7. 아일랜드까지 정수기 급배수 배관을 미리 넣을 것
일곱 번째는 생활하면서 체감이 꽤 큰 부분입니다.
주방을 설계할 당시 아일랜드 쪽에 빌트인 정수기를 설치할 가능성을 생각했지만 결국 급수와 배수를 연결할 배관을 미리 만들어두지 않았습니다.

가구가 설치되고 마감이 끝난 다음에는 배관을 새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았고 결국 아일랜드 정수기 설치를 포기했습니다.
현재 정수기와 식탁 사이의 거리가 약간 있어서 식사할 때는 물통에 물을 담아 가져오는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큰 불편은 아니지만 매일 반복되니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일랜드에 빌트인 정수기가 들어갔다면 주방가전 배치와 식사 동선도 지금보다 효율적이었을 것 같습니다.
다시 공사한다면 실제 정수기를 바로 설치하지 않더라도 싱크대와 아일랜드 사이에 급배수 배관을 통과시킬 수 있는 CD관 등의 경로를 미리 확보해둘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나중에 추가하기 어려운 것은 제품이 아니라 벽과 바닥 안에 들어가는 기반 시설이라는 점입니다.
8. 앞베란다 화단 철거 후 바닥 높이를 맞출 것
저희 집 앞베란다는 폭이 약 2m 정도 되는 비교적 넓은 공간입니다. 기존에는 이곳에 화단이 있었습니다.
인테리어하면서 화단을 철거했는데 당시 철거 소음이 예상보다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화단 구조물을 제거하는 정도에서 마무리하고 기존 베란다 타일면과 높이를 완전히 맞추기 위한 추가 철거는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공사할 때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생활하면서 빨래건조대 등을 놓아보니 넓은 베란다 안에서 바닥 높이가 달라지는 구간 때문에 가구나 생활용품 배치가 생각보다 제한됐습니다.
광폭 베란다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화단 철거 당시 조금 힘들더라도 기존 타일면과 높이를 맞추는 평탄화까지 함께 진행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9. 시스템에어컨 실외기는 AS까지 생각해서 배치할 것
아홉 번째는 다시 공사한다면 우선순위를 상당히 높게 둘 부분입니다.
저희 집 시스템에어컨 실외기는 기존 구조를 활용해 작은방 창호 바깥쪽 외부 발코니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설치할 당시에는 실외기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인지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AS가 필요한 상황을 경험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서비스 기사님 입장에서는 외부에 있는 실외기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었고, 실제로 안전 문제 때문에 작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상황에 따라 별도의 장비가 필요할 수 있다는 안내도 받았습니다.
게다가 작은방을 사용하는 아이 입장에서는 창밖에 있는 실외기가 시야를 일부 가리는 문제도 있습니다.
다시 공사한다면 앞베란다 일부에 가벽과 문 또는 루버 구조 등을 이용해 점검 가능한 별도의 실외기 공간을 만드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 같습니다.
실외기는 설치할 수 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고장이 났을 때 사람이 안전하게 접근해서 수리할 수 있는가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10. 마지막에 실리콘 전문 작업자를 따로 부를 것
마지막은 실리콘입니다.
인테리어에서는 여러 공정에서 실리콘이 사용됩니다. 창호, 가구, 필름, 욕실, 걸레받이 등 작업자가 각자 필요한 부분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런데 전체 공사가 끝난 뒤 집을 한 번에 바라보니 공정마다 실리콘의 두께와 마감 상태가 조금씩 달랐고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깔끔하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나중에 직접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셀프로 몇 군데 작업해봤지만 전문 작업자가 만들어내는 일정하고 깔끔한 라인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다면 모든 주요 공정이 끝난 뒤 실리콘 마감만 전문으로 하는 작업자를 하루 별도로 섭외해서 집 전체를 한 번 정리할 것 같습니다.
물론 실리콘은 입주 후에도 다시 시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생활을 시작하고 가구와 짐이 들어온 뒤에는 다시 작업 일정을 잡고 공간을 비우는 일이 생각보다 번거롭습니다.
가능하다면 입주청소 전에 최종 마감 공정으로 한 번에 처리하는 것이 가장 편할 것 같습니다.
10가지를 다시 정리해보면
| 아쉬웠던 부분 | 다시 한다면 | 확인할 공정 |
|---|---|---|
| 가구 주변 천장 평활도 | 레이저로 수평 확인 후 부분 보수 | 목공 |
| 벽체 굴곡 | 필요한 곳은 석고보드로 면 정리 | 목공 |
| 도배면 돌출 | 퍼티·샌딩 인력 추가 및 초배 후 확인 | 도배 |
| 라운드 코너 걸레받이 | 곡면 기반을 미리 제작 | 목공·필름 |
| TV 반매립장 벽체 | 석고보드 2겹 검토 | 목공 |
| 욕실 문틀 하단 턱 | 최종 바닥 높이와 함께 설계 | 목공·욕실 |
| 아일랜드 정수기 | 급배수용 경로 사전 확보 | 설비·전기·목공 |
| 베란다 화단 철거부 | 기존 바닥과 높이 맞추기 | 철거·미장 |
| 실외기 위치 | AS 접근 가능한 실외기 공간 검토 | 창호·목공·에어컨 |
| 실리콘 마감 | 입주청소 전 전문 작업자에게 최종 마감 | 마감 |
3개월 살아보니 비싼 자재보다 ‘바탕’이 더 중요했다
10가지를 정리하고 보니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다시 바꾸고 싶은 것 대부분은 비싼 제품이나 화려한 디자인이 아닙니다.
천장을 반듯하게 만드는 것, 벽체의 면을 잡는 것, 퍼티를 잘하고 샌딩하는 것, 나중에 필요한 배관을 미리 지나갈 수 있게 만드는 것, 수리가 필요한 설비에 사람이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처럼 완성된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부분입니다.
공사 중에는 마루 색상이나 벽지, 타일, 주방 상판처럼 눈에 바로 보이는 자재에 관심이 많이 갑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3개월 동안 실제로 살아보니 마감 품질과 생활 편의성을 결정하는 것은 오히려 그 아래에 숨어 있는 작업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셀프 인테리어를 다시 한다면 공정을 역순으로 생각할 것
다시 반셀프 인테리어를 한다면 저는 공정표만 순서대로 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완성된 모습을 먼저 상상하고 거꾸로 필요한 작업을 찾아갈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아일랜드에 정수기가 필요하다면 가구를 고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급수와 배수는 어디에서 가져올지, 전원은 어디에서 공급할지, 배관은 어느 공정에서 매립해야 하는지를 역으로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라운드 걸레받이를 깔끔하게 만들고 싶다면 마루 작업자에게 부탁하기 전에 목공에서 어떤 형태를 만들어야 하고, 필름에서는 어디까지 마감해야 하는지를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이런 부분이 제가 이번 반셀프 인테리어를 경험하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 중 하나입니다.
그래도 다시 반셀프 인테리어를 할까?
이렇게 아쉬운 점을 10가지나 적어놓으면 반셀프 인테리어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전체적인 결과에는 만족하고 있고, 다시 전체 인테리어를 해야 한다면 반셀프 방식 역시 충분히 다시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직접 공정을 관리했기 때문에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다음에는 어떤 공정을 바꿔야 하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인테리어는 공사가 끝나는 날 평가하기보다 실제로 몇 달 살아본 뒤 평가해야 보이는 것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앞으로도 Firstselfint에는 완공 사진만 보여주는 것보다 실제로 생활하면서 발견한 문제와 만족스러웠던 선택, 그리고 직접 보수하거나 개선한 과정까지 계속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반셀프 인테리어를 준비하고 있다면 이 글의 10가지를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본인의 집에서 마감 후에는 수정하기 어려운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체크리스트로 활용해보셨으면 합니다.
반셀프 인테리어의 전체 공정 흐름은 공정별 기록에서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