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파트는 2008년에 준공된 구축아파트입니다.
난방 구조 자체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보일러에서 데워진 난방수가 싱크대 하부에 있는 온수분배기를 거쳐 각 방으로 공급되는 방식입니다.
분배기를 열어보면 방마다 연결된 배관과 밸브가 있고, 이 밸브를 조절하면 방마다 흐르는 난방수의 양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필요한 방의 밸브를 열고 사용하지 않는 방은 잠그면 됩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하면서 매번 싱크대 하부장을 열고 분배기 밸브를 돌릴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이전에 살던 비교적 신축 아파트에서 각방 난방제어와 IoT 보일러 제어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인테리어에서도 꼭 넣고 싶은 기능 중 하나였습니다.
문제는 하나였습니다.
기존에 아무런 각방제어 장치가 없는 구축아파트에 도대체 무엇을 설치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수동 온수분배기를 각방제어로 바꾸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처음에는 인터넷을 많이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완성된 온도조절기 사진이나 제품 소개는 많아도
기존 온수분배기밖에 없는 구축아파트에서 각방제어를 만들려면 벽과 천장 안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를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한 자료는 생각보다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습니다.
보일러 각방제어 시공 후기가 많고 평가가 괜찮아 보이는 작업자에게 가견적을 문의하면서 실제로 어떤 공사가 필요한지를 하나씩 물어봤습니다.
그렇게 전체 구조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해한 구축아파트 각방제어의 기본 구조는 비교적 간단했습니다.
온수분배기 → 각 구역 전동구동기 → 중앙제어기 → 각 방 온도조절기 → 메인 컨트롤러(IoT)
입니다.
첫 번째, 온수분배기에 각 방을 열고 닫는 전동구동기가 필요했다
기존에는 분배기 밸브를 사람이 직접 돌립니다.
각방제어를 하려면 이 역할을 자동으로 해줄 장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싱크대 하부의 온수분배기에 각 난방 구역별 전동구동기를 설치했습니다.

방에 있는 온도조절기가
“이 방은 난방이 필요하다.”
고 판단하면 해당 구역의 구동기를 열고,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다시 닫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여러 개의 구동기와 각 방 온도조절기를 한데 연결하고 제어하기 위해 중앙제어기가 필요했습니다.
저희 집은 분배기 자체가 싱크대 하부에 있었기 때문에 중앙제어기도 이 주변에 설치하는 방향으로 계획했습니다.
실제 주방가구 계획에서도 온수분배기가 들어가는 별도 양개도어 수납장을 처음부터 계획해두었습니다.
두 번째, 각 방에서 분배기까지 UTP 케이블이 필요했다
저에게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구동기와 중앙제어기는 싱크대 아래에 설치하면 되지만 각 방의 온도조절기가 중앙제어기와 통신할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전기 1차 공사 때 각 방 온도조절기가 설치될 위치에서 싱크대 하부 쪽까지 UTP 케이블을 미리 입선했습니다.

기존 계획서에서도 각방 유선 온도조절기를 설치할 때 UTP 라인을 스위치 박스 라인을 이용하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말로 설명하면 정말 간단한 작업입니다.
문제는 저희 집의 천장 상황이었습니다.
기존 천장을 대부분 살렸는데 천장 마감과 내부 구조 사이의 공간이 매우 좁았습니다.
그래서 선 몇 가닥을 넣는 단순한 공정임에도 실제 입선 난도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이런 경험 때문에 구축아파트에서 각방제어를 계획한다면 난방업체를 부르기 전에 먼저 전기공사 때 통신선을 어디까지 준비해야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벽과 천장을 모두 마감한 뒤 UTP를 추가하려고 하면 일이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각 방에서 중앙제어기까지 1:1 배선을 하고 싶었다
제가 계획할 때는 가능하면 각 온도조절기에서 중앙제어기까지 UTP를 각각 직접 연결하는 방식을 선호했습니다.
시스템에 따라 여러 조절기를 연속적으로 연결하는 형태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저는 추후 유지보수까지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중간 어느 곳에서 선이 단선됐을 때 여러 장치가 한 라인으로 연결돼 있다면 문제 위치를 찾기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방마다 중앙제어기로 개별 배선이 되어 있다면
안방 라인, 자녀방 라인, 드레스룸 라인
처럼 구분해서 확인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제가 시공을 준비하면서 세운 기준입니다. 실제 배선방식은 사용하는 각방제어 제조사와 중앙제어기 규격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의 배선도와 전문 작업자의 지침을 우선하는 것이 맞습니다.
실제 각방제어 시스템은 이렇게 구성했다
전기 1차에서 UTP 배선까지 준비하고 나면 실제 난방 작업은 구조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온수분배기의 각 구역에 전동구동기를 설치하고,
구동기를 중앙제어기에 연결하고,

각 방에서 미리 끌어온 UTP 통신선을 중앙제어기와 연결합니다.
각 방 벽에는 유선 온도조절기를 설치합니다.

그리고 별도의 메인 컨트롤러와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앱 등을 연동하면 스마트폰에서도 각 방 난방을 제어할 수 있는 구조가 됩니다.

제가 처음 계획했던 목표 역시
각방의 온수분배기 개폐를 온도조절기로 제어하고 전용 앱을 통해 원격에서도 각방 난방을 조작할 수 있는 상태
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이 정도까지 구현했습니다.
구글 네스트 같은 예쁜 조절기도 고민했지만 포기했다
인테리어를 준비하면서 예쁜 제품을 찾아보다 보면 욕심이 생깁니다.
저도 구글 네스트 같은 디자인의 온도조절기를 한동안 고민했습니다.

벽에 설치했을 때 훨씬 깔끔하고 IoT 인테리어 느낌도 강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각 조절기 가격이 비쌌고,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구성하려면 추가 장비와 연동 문제도 생각해야 했습니다.
결국 굳이 복잡하게 만들지 않고 보일러 각방제어 제조사의 온도조절기와 메인 컨트롤러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막상 설치하고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미관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디자인보다 안정적으로 각방 난방과 원격제어가 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분배기 교체와 배관세척도 해야 할까?
각방제어 작업자를 알아보면서 또 하나 궁금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어차피 분배기를 만지는 김에
오래된 온수분배기를 새것으로 바꿔야 하는가?
난방배관 세척도 같이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작업을 맡긴 분은 블로그에 실제 현장 시공 기록을 상당히 많이 남겨둔 ‘보일러쟁이’라는 작업자였습니다.
저는 분배기 교체와 배관세척까지 필요한지 직접 물어봤습니다.
사실 고객 입장에서는 작업자가
“오래됐으니 다 바꾸셔야 합니다.”
라고 하면 전문가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는 오히려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기존 황동 분배기는 그대로 사용했다
저희 집 분배기는 황동 재질이었습니다.
작업자 의견은 균열이나 누수 같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황동 분배기라면 굳이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분배기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배관 세척도 문의했습니다.
확인 가능한 XL배관 내부를 살펴본 결과 육안상 비교적 깨끗하고 불순물이 많이 보이지 않아 현재 상태에서는 굳이 세척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결국 분배기 교체도 하지 않았고 배관세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이런 부분이 작업자를 선택할 때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무조건 추가작업을 권하기보다 현재 상태를 보고 필요한 것만 시공하는 방향으로 이야기해줬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것 역시 저희 집 현장을 확인한 작업자의 판단입니다. 모든 오래된 황동 분배기가 계속 사용 가능하다거나 모든 XL배관에 세척이 필요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온도조절기 설치에서 의외로 힘들었던 것이 ‘1구 박스’
각 방 온도조절기를 설치하려면 벽에도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제가 사용한 구조에서는 1구 스위치 박스 규격의 매립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전기 1차 공사 때 미리 벽을 까데기하고 박스를 만들었습니다.
계획서에도 유선 온도조절기를 위한 ‘1구 박스 크기 까데기’를 명시해두었습니다.
문제는 실제 타공이었습니다.

일부 위치는 필요한 박스 크기보다 주변 벽이 너무 크게 깨져 있었습니다.
전기공사 단계에서는
나중에 도배할 때 알아서 잘 가려지겠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도배까지 와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도배가 모든 벽체 파손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었다
도배 작업자도 퍼티 등을 이용해 최대한 면을 만들어주셨습니다.
하지만 구멍 주변이 너무 크게 깨져 있으면 도배만으로 완벽한 면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건 다른 공정에서도 반복해서 느낀 부분입니다.
앞 공정에서 생긴 문제를 다음 공정이 알아서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됐습니다.
다시 한다면 우선 전기공사에서 박스 크기에 맞춰 최대한 정확하게 타공해달라고 요청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변이 많이 깨졌다면 도배를 기다리지 않고 적절한 보수재를 사용해 기본적인 벽체 면부터 보강한 뒤 마감공정으로 넘길 것 같습니다.
특히 온도조절기는 눈높이에 가까운 위치에 설치되기 때문에 주변 도배 상태가 생각보다 잘 보입니다.
각방제어 장치를 너무 일찍 설치한 것도 조금 아쉬웠다
각방제어 공정을 전체 인테리어 주요 공정 사이에 배치했습니다.
설치 자체는 잘 끝났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집에서는 여러 작업이 계속 진행됐습니다.
분진이 발생하고, 진동이 생기고, 작업자가 장비와 자재를 계속 옮겼습니다.
이미 설치한 온도조절기와 장비는 보호해야 했습니다.
작업자분이 크린랩이나 위생장갑 등을 이용해 간단하게 보양해주기는 했지만 지나고 보니 조금 더 제대로 보호해둘 걸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다시 일정을 구성한다면 배선과 박스는 1차 공사 때 만들어두더라도 눈에 노출되는 온도조절기 등의 최종 설치 시기는 먼지 많은 공정이 어느 정도 끝난 뒤로 조정할 수 있는지 작업자와 협의해볼 것 같습니다.
아직 겨울은 아니지만 IoT는 이미 잘 사용하고 있다
현재는 여름이라 각방 난방제어의 가장 큰 장점을 아직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겨울이 되어 방마다 난방을 다르게 사용하기 시작해야 실제 만족도를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원격제어 기능은 이미 꽤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테리어 공사 이후 진행했던 베이크아웃입니다.
집에 직접 가지 않아도 외부에서 앱을 통해 보일러 상태를 확인하고 난방을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신축아파트에서 당연하게 사용했던 기능을 2008년 구축아파트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현재까지 만족도가 꽤 높습니다.
구축아파트 각방제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설치보다 ‘미리 배선하는 것’이었다
각방제어를 끝내고 나서 생각해보면 보일러 작업 자체보다 오히려 인테리어 초기의 준비가 중요했습니다.
분배기에 구동기를 설치하고 중앙제어기를 연결하는 것은 전문 작업자가 처리해줍니다.
하지만 이미 벽과 천장을 모두 마감해버렸는데
각 방 온도조절기에서 중앙제어기까지 통신선이 없다면 상황이 훨씬 복잡해집니다.
그래서 구축아파트 전체 인테리어와 함께 각방제어를 계획하고 있다면 저는 보일러업체보다 먼저 전기 1차 공사 단계에서 배선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부터 결정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전체 전기계획에 일반 콘센트와 중성선, 시스템에어컨 전용배선뿐 아니라 보일러 통신선까지 같이 고려했습니다.
구축아파트 보일러 각방제어, 현재까지는 만족도가 높은 공정
반셀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비용을 들였지만 생각보다 만족도가 낮았던 부분도 있고, 처음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활하면서 편리했던 부분도 있습니다.
보일러 각방제어는 현재까지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특히 제가 원했던 것은 단순히 벽에 온도조절기를 여러 개 다는 것이 아니라
각 방에서 직접 온도를 설정하고, 분배기의 밸브를 자동으로 제어하고, 외부에서도 앱으로 난방을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작성했던 IoT 계획서의 목표도 정확히 이 상태였습니다.
아직 겨울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난방비 절감이나 방별 온도 유지 성능에 대해서는 지금 단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올겨울 실제로 생활하면서 각 방 난방을 사용해본 뒤에는 방별 난방 편의성, 온도 편차, 원격제어 활용도까지 다시 평가해볼 생각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구축아파트에서도 인테리어할 때 배선만 제대로 준비한다면 신축에서 사용하던 각방제어 환경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구나.”
라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공정 중 하나입니다.
반셀프 인테리어에서 제가 확인했던 각방제어 체크사항
- 기존 온수분배기의 상태와 교체 필요 여부 확인
- 분배기 구역 수와 실제 난방구역 확인
- 각 구역 전동구동기 설치 가능 여부
- 각 방 온도조절기 위치 결정
- 전기 1차 단계에서 UTP 통신선 입선
- 가능하면 각 조절기와 중앙제어기 간 배선 구조를 단순하게 구성
- 온도조절기용 1구 박스를 정확한 규격으로 시공
- 벽체 파손은 도배 전에 미리 보수
- 최종 온도조절기는 후속 공정의 분진·충격에 대비해 보양
제품에 따라 필요한 배선과 중앙제어기 구조는 다를 수 있으므로 이 목록은 저희 집 시공 경험을 기준으로 한 체크사항입니다. 실제 설치 전에는 반드시 사용할 각방제어 시스템의 제조사 배선도와 전문 작업자의 요구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공정의 실제 기록은 공정별 기록에서 순서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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